[]이경 개인전-< nowhere 2 > 5. 21(수) ~ 5. 26(월)_ 1관




이경 개인전

< nowhere 2 >



——————


✔ 2025. 5. 21(수) - 5. 26(월)

✔ 1관

✔ AM 11:00 ~ PM19:00

✔ 서울시 종로구 인사동 10길 10

✔ 무료관람

✔ 갤러리 문의 : 010 3393 8780

 





nowhere 2

 

카메라를 들면 일상은 불현듯 미로가 되고 나는 이상한 나라의 입구에 서있다.

 

사진을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나를 이끈 힘은 아마도 이것일 것이다.

멀리서 찾을 것 없이, 콩나물과 멸치, 침대에 던져진 속옷, 이웃집 여자의 창, 운동하다 만난 여성 복서, 핸드폰에 중독된 동시대인의 얼굴들, 

돌아가신 엄마의 옷가지 등이 차례로 소재가 되고 자연스레 작업으로 발전되곤 했다.


그러나 주제를 고민하지 않아도 그냥 자신도 모르게 끌린 뭔가를 찍고 있다가 어느 순간 이거다 하며 프로젝트가 시작되던 방식이 가능하지 않은 시기가 왔다. 

살다보면 누구든 정도 차는 있으나 겪게 마련일 아픈 시간, 소중한 것을 지키려고 온 힘을 다했고 세월이 갔다. 

그리고 이제 겨우 터널을 빠져나왔나 싶어 다시 작업을 해보려는데 늪이었다.


그 길고 막막한 시간에 바라봤던 풍경 그러다 돌파구를 찾기 위해 먼 길 떠나 카메라 하나 들고 낯선 세상을 걸어 본 시간, 거기까지를 이번엔 한 전시에 담았다.

한 주제를 천착해 담아내던 이전 전시와 달리, 한 인간으로, 또 작가로서 가장 캄캄한 혼돈의 바닥에서, 그럼에도 담고자 한 순간들을 모아낸 것이기에, 

표현방식에서 일관성보다는 각 이미지를 만났을 때의 느낌들에 충실하려 했다.

 

“Il y a un trou dans le réel.” (현실 속에 구멍이 하나 있다.)

파리 어느 전시장 한 벽을 차지했던 문구가 그대로 작업에 대한 평소 내 생각을 표현하기에 인용해본다.

지금 여기, 내가 있는 곳에 뭔가 미묘한 틈이 있다. 그 사이를 찾고 바라본다. 그러다 아주 재빨리 잡아채보려 한다. 그 찰나는 드물고 참으로 곧 사라지므로.


2025 5월 이 경


---------------------------------------------------------


“You wanna fly, you got to give up the shit that weighs you down.“

__ Toni Morrison

 

짓누르는 것들에 무게를 주어선 안되는데

어떻게 그걸 할 수 있는지 미궁이었다.

그래선지 새들에 마음이 갔다.

눈은 자꾸 하늘과 닿아있는 풍경에 이끌렸다.

그러니까 옥상의 사다리

느닷없이 지붕 끝에 올라가 있는 개. 푸드득 날아가는 새들

 

--작업 노트 중에서--